[아유경제=조명의 기자] 이달부터 서울시의 도시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시기가 `조합 설립 이후`로 앞당겨지면서 2023년 하반기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부터 개정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 개정안(지난 3월 27일)의 시행으로 재건축ㆍ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시기가 기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 86곳이 시공자 선정에 나설 전망이다. 세대수는 약 10만 가구, 공사비 규모는 약 33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수주전쟁`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이달부터 해당 조례가 시행됐으나 서울시에서 시공자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아직 마련하지 않아 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로서는 조합이 설계안을 마련해 공사비 등을 제시하거나, 시공자가 설계ㆍ시공을 한꺼번에 제안하는 턴키 방식 입찰을 선택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3곳 시공자 선정 앞둔 `송파구` 주목
"압구정동 일대 하반기 수주전 치열 예상"
`서울시정비사업정보몽땅` 현황 등에 따르면 현재 조합설립인가 이후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중 시공자 선정이 예정된 조합은 총 86곳이다.
재건축의 경우, 자치구별로 송파구 13곳이 가장 많고 서초구 11곳, 강남구 7곳, 용산구 3곳, 영등포구 4곳, 강동구 3곳 등이 있다. 특히 강남 4구의 경우 대부분 재건축 조합이 조례의 혜택을 받는다.
송파구는 현재 가장 많은 재건축 단지가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송파 대표 단지 외 가락동 일대 단지들은 고품격 재건축 추진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축 5200가구에 이르는 장미1ㆍ2ㆍ3차와 함께 2716가구 규모의 잠실우성1ㆍ2ㆍ3차를 두고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뒤를 이어 ▲송파한양2차(1600가구) ▲가락삼익맨숀(1531가구) ▲삼환가락(1101가구) ▲가락극동(1070가구) ▲가락프라자(1068가구) 등의 굵직한 사업지와 ▲대림가락(925가구) ▲가락1차현대(842가구) ▲잠실우성4차(825가구) ▲송파미성(816가구) ▲가락미륭(612가구) ▲방이한양3차(508가구) 등 알짜 단지라고 불리는 곳이 시공자 선정이 예정돼 있다.
재건축 전문가는 이곳 조합원들이 단지 고급화를 위해 ▲DL이앤씨 `ACRO(아크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THE H(디에이치)` 등 하이엔드 브랜드와 ▲롯데건설 `LEEL(르엘)` ▲대우건설 `SUMMIT(써밋)` ▲포스코이앤씨 `HAUTERRE(오티에르)` 등 도입에 관심을 두고 있어 건설사들이 민심 잡기에 나섰다고 전한다.
재건축사업 중 올 하반기 건설사들의 가장 큰 경쟁이 예상되는 곳으로는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신속통합기획 시뮬레이션도 윤곽을 드러내 지상 50층 랜드마크 사업지가 예상되는 이곳의 구역별 세대수는 압구정3구역(5800가구)이 가장 많고, 압구정2구역(2700가구), 압구정4구역(1790가구), 압구정5구역(1540가구)이 뒤를 잇는다. 해당 구역은 신축 1만1800가구에 달해 올 하반기 가장 큰 시공권 격전지가 될 것이란 예측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일부 압구정 단지 주민들은 "건설사들이 최근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단지 주변에서 회사를 알리기 위한 활동이 한창이다"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강남구에서는 압구정6구역(통합 재건축ㆍ한양5ㆍ7ㆍ8차)에서 유일하게 조합을 설립한 ▲압구정한양7차(687가구)를 비롯해 ▲개포주공5단지(1278가구) ▲개포주공6ㆍ7단지(2698가구) 등 조합이 시공자 선정 조기화 혜택을 받는다.
서초구의 경우 대표적인 단지는 한강변 입지의 신반포2차(2050가구)와 신반포4차(1696가구) 재건축이 꼽힌다. 두 곳은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신반포4차는 민간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이외 단지로는 ▲방배신삼호(857가구) ▲서초진흥(825가구) ▲신반포19차ㆍ25차(610가구) ▲신반포16차(468가구) ▲신반포12차(430가구) ▲삼호가든5차(317가구) ▲방배7구역(316가구) ▲신반포20차(195가구) ▲강남원효성빌라(103가구) 등이 있다.
용산구는 한강변에 위치한 ▲서빙고신동아(1620가구) ▲원효산호(647가구) ▲이촌왕궁(250가구) 등 3곳이 예정돼 있으며, 영등포구에서는 ▲유원제일2차(711가구) ▲신길삼성(562가구) ▲양평신동아(619가구) ▲여의도목화(352가구) 등 4곳이 언급된다.
강동구의 경우 조합 정상화에 나선 삼익그린맨션2차(2740가구)를 포함해 명일삼익맨숀(1169가구), 천호우성(629가구) 등 조합 3곳이 조례의 혜택을 받는다.
기타 동작구 1곳(사당5구역), 관악구 1곳(미성건영), 구로구 2곳(개봉3구역ㆍ고척산업인), 광진구 1곳(자양7구역) 등 재건축 사업지 6곳이 해당한다.
`용산구 한남4ㆍ5구역` 시공권 향한 대형 건설사 경쟁 예상
강남 4구를 제외한 다른 자치구는 재개발 조합이 혜택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구가 7곳으로 가장 많고 규모도 크다. 이외에 성동구 5곳, 동대문구 7곳, 영등포구 5곳, 성북구 4곳, 송파구 2곳 등이다.
먼저 용산구는 가장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한남을 비롯해 정비창 등 대규모 사업지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은 한남4구역(1965가구), 한남5구역(2555가구)이며, 그 외 ▲남영동업무지구2구역(565가구) ▲청파1구역(697가구) ▲신용산북측1구역(324가구) ▲정비창전면1구역(777가구) ▲정비창전면3구역(128가구) 등이 있다.
성동구는 성수1지구(2909가구), 2지구(1907가구), 3지구(1852가구), 4지구(1579가구) 등 약 9000가구 규모의 성수전략정비구역 4곳을 포함해, 장한평중고차매매센터 재개발 등이 시공자 선정 과정에 돌입한다. 아울러 재건축을 진행하는 성수1구역(282가구) 등도 있다.
동대문구는 ▲장안현대(745가구) ▲답십리자동차부품상가(618가구) ▲전농도시환경(1122가구) ▲전농8구역(1777가구) ▲전농12구역(297가구) ▲청량리6구역(1497가구) ▲청량리8구역(610가구) 등 총 7곳이 재개발 대상이다.
영등포구는 ▲문래동4가(1114가구) ▲신길역세권(999가구) ▲신길2구역(1007가구) ▲영등포1-12(413가구) ▲영등포1-11(715가구) 등 5곳의 재개발 조합이 혜택을 받고, 성북구의 경우 재개발 추진 4곳으로 ▲동소문2구역(474가구) ▲성북2구역(410가구) ▲장위15구역(571가구) ▲길음5구역(818가구) 등이 대상이다.
아울러 송파구는 ▲마천1구역(2413가구) ▲마천3구역(743가구) 등이 재개발을 진행할 시공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외에 동작구 1곳(흑석1구역), 관악구 1곳(봉천14구역), 마포구 2곳(공덕6구역ㆍ마포로1-10지구), 서대문구 1곳(가재울7구역) 등이 해당한다.
한편, 이번에 개정된 조례안에서는 도시정비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는 건설사를 시공자로 선정토록 했다. 그간 부진했던 건설사들의 수주전 참여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장으로 꼽히는 한남4구역ㆍ한남5구역 및 노량진1구역은 하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일부 재건축 조합도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입지가 좋아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여의도한양, 여의도시범, 여의도광장28 역시 선정 절차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인적ㆍ원자재 비용 상승 등 요인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기존 사업지와의 공사비 협상도 있고, 묻지 마 수주를 시행하긴 어려운 환경이다"라면서 "하지만 알짜ㆍ강남 단지들에 대한 많은 건설사의 수주 시도가 예상된다. 우선순위에는 밀리지만 향후 가치가 큰 단지들의 사업성 분석과 각 단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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