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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교육은 누가 받아야 할까?… ‘호원초 사건’으로 보는 부모의 책임

등록일 2023년09월22일 12시2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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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송예은 기자] 교육이 필요한 건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인 듯하다.

최근 서이초 교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호원초 사건은 학부모의 교육활동침해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경기도교육청(이하 교육청)은 지난 21일 `의정부 호원초교 사안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를 통해 경기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故 이영승 교사의 교육활동침해 사실이 2건이나 더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울러 교육청은 학부모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2년 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 교사는 학부모에게 8개월간 50만 원씩 사비로 40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부모는 이 교사가 군 복무하던 중에도 만남을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의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로 이씨는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연락을 받았다.

학교안전공제회는 흉터 1cm를 없애는 데 통상 10만 원대 초반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 학생 측에게 두 차례에 걸쳐 보상금 141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학부모는 자녀의 졸업 이후에도 휴직하고 입대한 이씨에게 치료와 관련해 계속해서 만남을 요청하고 연락을 멈추질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학부모의 민원을 군에 입대한 이 교사에게 돌렸고, 결국 이 교사는 군 복무 중인 2018년 수차례 휴가를 내고 학부모를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씨는 사비를 들여 8개월간 50만 원씩 총 400만 원을 학부모에게 치료비로 추가 제공했다.

이씨를 상대로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2명 더 있었다. 한 학부모는 가정학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에 따른 등교 중지, 질병 조퇴 등으로 인해 2021년 3월~12월까지 장기 결석을 한 자녀의 출석 처리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이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394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학부모는 같은 해 12월 자신의 자녀와 갈등이 있었던 학생의 공개적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이씨가 학생 인권 문제로 난감해하자 지속적인 전화와 학교방문 등 무리한 생활지도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교육청은 이들 학부모 3명을 이씨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고, 이씨가 악성 민원을 겪어온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의 사망을 단순 추락사로 처리한 당시 호원초 교장과 교감 등에 대해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씨도 누군가의 아들이었음을 생각하면 학부모들의 행태는 내 자식만 소중하고 남의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소위 `내로남불`의 행위다. 초등학교 학생들도 도덕 과목을 배우는 현실에서 아직도 역지사지를 모르는 듯한 학부모들에게 다시금 도덕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사람의 신체와 정서, 정신건강의 기초는 유아기에 형성된다. 이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히 부모다. 누군가를 모욕할 때 `학교`가 아니라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냐고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다. 무조건 자녀의 편만 드는 것은 자식 사랑이 아니다.

호원초 사건과 반대되는 사건도 있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중학생 아들이 수업 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는 교사의 경고를 무시한 채 계속 사용하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는 내용으로 글이 올라왔다. 본문에선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학생이 교사에게 심한 욕설을 했고, 이를 전해 들은 학생의 아버지가 곧바로 학교로 찾아가 아들의 뺨을 때리고 아들의 휴대전화를 해지했다고 나왔다. 해당 글을 본 사람들은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요즘 올바른 부모의 모습을 보였다"며 남편의 태도를 칭찬하는 반응이 우세했다.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훈육하는 당연한 부모의 소양이 칭찬을 받는 현 세태를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향한 강력한 체벌을 주장하는 게 아니다. `훈육`은 자녀교육에 있어 필수적이다. 가정교육의 부재를 교사 개인이 전부 책임질 수 없다. 가정에서의 인성 교육과 공교육의 필수 지식 교육이 조화를 이룬다면 사회는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관할관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자가진단 ▲온라인상담실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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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은 기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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