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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정부 ‘PF대출 옥석 가리기’ 추진… 위기설 잠재우고 연착륙 동력으로 작용해야

등록일 2024년05월22일 17시2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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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정부가 사업성 평가 기준을 세분화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른바 `PF대출 옥석 가리기`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행자 자기자본 투입을 높이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건설사 간 양극화 우려를 표하는 등 연착륙 가능성에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 PF 정상화 방안 발표… 부실 사업장 가리기
230조 원 규모 PF 사업장 중 5~10% 재구조화ㆍ매각 `전망`

지난 13일 금융당국(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금융권이 운영 중인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해 PF 특성과 위험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등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 선별 및 질서 있는 정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지속적인 `PF 위기`를 잠재우고 옥석을 가려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유도하는 방안을 통해 그간 관대했던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엄정하게 하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개선안 내용은 ▲브릿지론(토지매입ㆍ인허가 시공자 보증 등 사업 전 대출) ▲본PF(시공 단계에서 대출) 등과 함께 지속적인 부실 위험성이 지적받은 제2금융권 `토지담보대출`, 행정안전부 관리ㆍ감독 대상인 `새마을금고대출`까지 포함해 금융회사가 PF 사업성 평가ㆍ실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은 사업장 등급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했다. 현행 `악화우려` 단계를 사업 차질이 예상되는 `유의`와 추가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우려`로 나눠 기준을 확대한 것이다. 기존 악화우려 사업장은 금융회사가 대출액의 30%만 충당금을 쌓아도 됐으나, 향후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PF 만기를 4회 이상 연장했거나 준공예정일 이후 18개월이 지났을 때 분양률이 50% 미만이면 부실우려로 분류된다. 유의ㆍ부실우려 판정을 받은 사업장은 적극적인 사후 관리를 유도하거나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재구조화와 자율매각을,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워 부실우려 판정을 받은 사업장은 상각 또는 경ㆍ공매를 통한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전체 230조 원에 달하는 PF 사업장 중 5~10%인 23조 원 규모의 사업장이 유의 또는 부실우려 등급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며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입증된 부동산 PF 사업장에는 금융 지원을, 부실 사업장은 신속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업성이 충분한 사업장(양호ㆍ보통)은 자금 공급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시 필요한 자금 공급 지원을 위해 지난 3월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ㆍ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PF 사업자보증을 기존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증대했다.

이어 주택 PF 사업장뿐 아니라 비주택 PF 사업장에 대한 건설공제조합의 PF사업자보증프로그램(4조 원)도 신설했고, `건설사 워크아웃` 등을 통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정상 PF 사업장에 주금공ㆍHUG가 증액 공사비 등으로 추가 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인센티브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은행ㆍ보험업권이 우선 1조 원 규모로 공동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조성해 민간 수요를 보강하고, 향후 최대 5조 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PF의 연착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향후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 이번 정책 방향의 일정과 내용에 대해 현장과 소통ㆍ보완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개선된 평가 기준을 각 업권별 모범규준에 반영해 올해 6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그달 금융회사들이 개선된 기준에 따라 사업성 평가 후, 7월께 금융감독원이 점검에 나서 8월 중 평가 결과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중ㆍ소 건설사 줄도산 우려?… 건설업계 반응 엇갈려
전문가 "시행자 자금 투입 높이는 등 근본적 개선 必ㆍ건설사 간 양극화 현상 나타날수도"

한편, 대형 건설사들과 중견 및 중소건설사들의 온도 차가 극명한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운영 자금 조달 능력도 있고 정부 차원에서 자금 지원까지 시행되면 향후 사업 추진이 원활해지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은 "현 사업성에 따라 자금 공급 및 정책 지원 여부가 극명하게 나뉘는 만큼 우량 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회사 차원에서는 PF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라면서도 "PF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 회복뿐만 아니라 향후 시스템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기존 PF사업은 시공자에게 과중한 리스크가 있던 시스템이었던 만큼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자금 문제를 일정 부분 회복할 방안 적용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중소ㆍ중견 건설사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한 부실 정리를 통해 연착륙을 필요하지만, 일부 평가 기준이 현실 반영 가능성이 부족하고 모호한 기준이 적지 않다는 것.

계획 대비 공정률 부진도 명확한 기준이 없는 데다 우량 사업장도 최근 `공사비 폭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업장도 증가한 만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도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중ㆍ소 건설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정상 PF 사업장 금융 지원 역시 제대로 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야 하며, 분양률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 지역 유형별로 구분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허가 미완료를 부실 우려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인허가 미완료는 사업 주체 문제도 있겠지만 지자체의 각종 요구에 따라 지연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주장이다.

중소 및 중견 건설사들은 해당 평가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주로 이들이 맡은 지방 사업장들이 대거 퇴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자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강제 구조조정 또는 정리되는 것이라서 이번 대책이 사실상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일 뿐, 건설사업자들이 기대하고 희망하는 부동산 PF 지원 방안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건설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정세ㆍ금리 등 시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 `옥석을 가린다`라는 표현은 무리가 있다"라고 불쾌함을 드러내면서도 "정작 대출을 승인한 금융업계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아 불명확한 평가 기준 때문에 피해를 받는 사업장들이 상당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취약 사업장이 무너지면 전반적인 부동산 PF 대출 회수 요건이 강화되는 등 상대적 여건이 나은 건설사라도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실 사업장에 대해 경ㆍ공매를 실시하더라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팔리거나, `죽은 사업지`라는 인식으로 향후 거래에 더 많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들 또한, 정책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건설사 간 부분적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유관 업계 전문가는 "부동산 PF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시행자에게 자기자본 투입 비율을 높임으로써 사업 위험성을 평균적으로 줄이는 방향 등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만 건설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형 건설사의 경우 경ㆍ공매로 떨어지는 토지를 저가를 매수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와 중견ㆍ중소 건설사 사이에서 부분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하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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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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