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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문화 산업계의 ‘중국 리스크’,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록일 2021년03월26일 16시4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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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고상우 기자]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중국인이 보기 편안한 작품이다. 극 중 소재로 등장한 월병, 피단과 같은 음식은 중국인에게 친숙함을 준다. 드라마 제작진으로서는 이같은 소재 선정이 중국 시장에서도 어필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연출이어도 한국인에게는 이질감을 자아낸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이 등장한다면 중국이 조선 내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드라마는 판타지 사극을 표방했지만, 구체적인 지명과 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피해갈 수 없는 문제였다.

게다가 실존 인물인 태종, 충녕대군(세종)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전혀 실제 역사에 기반하지 않은 것으로, 시청자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이라는 국내 여론의 질타를 받은 채 방영 2회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이번 사태는 문화ㆍ연예 산업에서 문화 상품이 한중 양국 중 어느 쪽의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만약 해당 드라마에서 잘못된 인물 묘사 등 구체적인 역사 왜곡 장면이 없었다면, 드라마 폐지에 이르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러 소품과 소재에서 드러나는 `중국식 편향성`은 국내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안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거부감은 근래 누적된 반중 감정에 의해 더욱 강화됐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유입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꼽힌다. 중국 대기업이 한국 연예기획사의 대주주가 되거나 경영권을 쥐는 상황이 최근 5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중국 식품 등의 간접광고(PPL)가 한국 드라마에서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은 일부러 한국 소비자들의 심기를 거스르진 않을지라도,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했을 때 중국 소비자 및 당국의 입장을 따를 공산이 크다. `차이나 머니`에 내재된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한국의 문화ㆍ연예 산업계는 이같은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중국 자본의 의존도를 줄이면서, 한국 사회에 축적된 문화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와 별개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민간 영역은 통제국가인 중국이 따라잡기 힘든 한국의 장점이다. 이는 최근 한류가 세계인에게 보편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반이기도 했다. 중국 자본이 이미 문화산업 전반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금, 이같은 입김에 휘둘리지 않을 문화 경쟁력을 마련하는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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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우 기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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